1. 수면교육, 등센서 끄기부터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수면 교육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어왔습니다. 수면 교육이 성공만 한다면 아이는 꿀잠을 자고, 부모도 편하게 잘 수 있다는데 안할 이유가 전혀 없었죠. 그래서 아이가 조리원에서 퇴소하고 집에 익숙해질 때 쯤부터 수면 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아이는 조리원에서는 먹으면서 잠에 드는데다가, 많이 울지도 않는 세상 순둥이였기 때문이죠. 수면 교육 며칠동안만 해주면 손쉽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집에 온 첫날부터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누워 자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분유도 든든하게 먹고, 눈이 가물가물해서 눕히면 어떻게 알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너무 일찍 눕혔나 보다 싶어서 좀 더 재우고 눕히겠다 마음먹고 한참을 안고 방을 서성이고 등을 토닥여주었습니다. 이제는 안 일어나겠지 하고 내려놓자마자 아이는 울었고, 달래주다보면 벌써 분유먹일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밤을 꼴딱 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안고 소파에 기대 잠을 청했습니다.

주위 어른들은 애가 벌써 손탔다며 한 마디씩 거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어찌나 듣기 싫던지. 손탔다는 말이 마치 부모가 하도 안아줘서 잘 못 습관이 든거야라고 들렸습니다. 잠을 못자니 신경은 날카로워 지고, 수면교육만 잘 되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라는 믿음으로 더욱 수면 교육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블로그를 찾아보고, 하루는 안눕법, 그 다음은 쉬닥법 여러 방법을 다 시도해 보았습니다. 여러 방법이 실패할 때 저는 깨달아야 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순둥이가 아닐 수 있다.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인정해야 했습니다. 낮에는 잘 안 울지 몰라도 밤에는 거세게 울었고 땅에 등을 대고 자지 않았습니다. 안고 토닥이면서 잠들어야 했고, 부모의 수면 질은 땅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일자의 아이들은 8시간씩 자기 시작했다느니, 50일의 기적은 있다느니 딴 나라의 판타지 같은 일들을 보며 착잡해졌습니다.

부모 품에 안겨 자던 아이에게 갑자기 누워서 혼자 잠 드는 걸 바라다니, 너무 성급하게 생각했던 거죠. 아이 속도에 맞추자, 그러나 일관성있게 잠자는 방법을 알려주자. 라고 조금 느긋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습니다.

해가 지면 따뜻한 물로 목욕을 시키고 밥을 먹인 다음, 거실과 침실의 불을 모두 끄고 은은한 수면등 하나만 켰습니다. 아이가 크게 울어도 늘 어둑어둑하게 유지하면서 어둠에 익숙해지게 했습니다. 이 시간은 밤이야. 라고 알려주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되니 아이가 밤에 자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더군요. 물론 품에 안겨 자야했지만.

자는 시간이 조금 늘어나면서, 아이를 안고 돌아다니며 재우는 것을 줄였습니다. 한 자리에 앉아서 계속 토닥였습니다. 아이가 너무 심하게 울면 그제서야 자리에 일어나서 방 안을 서성였습니다. 1시간을 내리 울기도 했고, 너무 울어서 쇼크 오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지러지기도 했습니다. 자지러지게 울면 별 수 없이 아이를 안고 집안을 서성이면서 언제 이 생활이 나아질까 절망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스와들업, 머미 쿨쿨, 속싸개, 스트랩 각종 아이템도 꾸준히 구매하고 시도해봤습니다. 아이가 모로반사가 심해서 스와들업은 조금의 효과도 없었습니다.

아이는 놀랍게도 나아지더군요. 단, 3일만에 아니 일주일만에?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최소 열흘에서 2주에 걸쳐서 아주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24시간 껴안고 있다가도 용기를 내 눕혀보면 5분만 누워있다 울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예 땅에 닿기도 싫어했던 거에 비하면 나아지긴 한거니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체력이 있는 낮 시간에 눕히기를 여러 번 시도했고, 달랠 자신이 없는 밤에는 그냥 껴안고 잤습니다. 점점 나아지더니 어느 순간 60일 즈음 부터는 밤에 등을 대고 2시간씩 자더군요! 게다가 아이 양팔을 묶어두는 스트랩과 좁쌀 이불은 모로반사를 막아주어 아이가 황급히 깨는 걸 막아주었습니다.

아이가 혼자 잠에 빠지는 힘을 길러주는 수면 교육. 그런데 아이가 혼자 스르륵 잠들기는 커녕 누워 자지도 못한다면, 눕히는 연습부터 필요합니다. 1. 밤에는 불을 끄고 어둡게 2. 정 누워서 안잔다면 그냥 껴안고 자더라도 아이 수면 시간은 유지하기 3. 체력이 있는 낮 동안 아이가 누워 있는 감각에 익숙하게 하기 4. 아이에게 맞는 수면 아이템 사용해보기

이 단계가 끝나야 비로소 누워서 잠에 드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조금이라도 누워서 잠에 드는구나 싶더니 잠투정이 찾아오더군요. 찡얼 찡얼대는 잠투정 달래기. 이제 진짜 수면 교육을 시도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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