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글 쓰기

개롱살롱을 Lightsail로 이전한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그 동안 결국 글은 하나도 안 썼군요..!

원래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었고 갑자기 꾸준히 쓰겠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술술 쓸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보니 이런 현상에 대해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스스로에게 아쉽기는 합니다. 어차피 실패할 걸 알면서 매해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느낌이었달까요 :$

변명을 좀 더 하자면, 글을 쓰기 위해 이것저것 좀 실험을 해보고는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하는 일에 대해 여기에 너무 자세히 쓸 수는 없겠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수많은 잉여일들 중에 재밌어보이는 것들에 대해 정리하기 위해서 조금씩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역시 게을러서인지 만년 체력 부족이어서인지 그마저의 진척도 상당히 느린 편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 글감을 구하러 갔다가 수렁에 빠진 느낌이지요.

그래도 글을 열심히 썼던 시기가 있기는 했었습니다. 살면서 딱 두 번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 컴퓨터 동아리 때, 늘 하는 코딩 덕질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코딩 이야기 그리고 그날 삽질한 일기까지 정말 한 주에 서너편 이상은 꼭 썼던 것 같습니다. 누가 보고 관심을 주거나 이어서 덕질이 진행된다면 너무 즐거운 일이었지만 사실 그걸 바라지도 못했고 그냥 뭐에 홀린 듯이 그렇게 글을 써댔습니다. 짧든 길든 내용이 있든 없든 말이지요.

그리고 또 한 번 열심히 썼을 때가 첫 번째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였습니다. 그 회사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 배운 것들 중에 일부를 정리하기만 했던 것인데에도 꽤나 많은 글을 쓸 수 있었죠. 그 때 C++ 글을 꽤 많이 썼고 덕분에 C++ 관련 툴을 리뷰해달라는 메일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
지금 여기에 있는 과거 글들은 그 때 썼던 글들 중에서 그래도 좀 괜찮다고(?) 생각하는 글들을 개인 블로그로 옮겼다가 여기로 옮겨온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요새는 왜 그렇게 쉽게 글을 못 쓰는 걸까요, 라고 생각을 해보면 막상 멍석 깔아주면 더 제대로 못하는 그런 게으름뱅이 속성이 다시 살아나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게 말하면 부담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멍석 위에 있으면 왜인지 무언가 다 멋지게만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뭔가 멋진 소재에, 멋진 그림들이나, 사실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데 왠지 글을 멋있게 만들어줄 것 같은 사진들을 중간중간 의미없이 끼워넣고요. 마치 이 글에서처럼 말이죠! 그러고보면 내용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겉멋만 들어보이게 만드는건데 그마저도 게으름 때문에, 그리고 부담감 때문에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딩을 할 때에도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아무거나 갑자기 코딩을 하다가 마치 저장하듯 그 코드를 github에 업로드를 하는데요, 처음에는 이게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github 자원을 함부로 낭비하는 것에 대한 쓸데없는 두려움(?)부터 해서 혹시 누군가 내 코드를 보고 흉을 보면 어쩌지 하는 불필요한 걱정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방대한 github 우주에서 주석도, README도 없는 벌거벗은 제 코드들은 다른 사람들 눈에 발견될리조차 없었습니다 _-)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신경쓰여서 잘 올리지도 않았지만 언젠가부터는 익숙해져서 부담없이 막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올라가서 어느 정도 규모가 좀 되니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 때부터 조금씩 꾸미기 시작하고 있는데 그것도 참 부담없고 괜찮고, 연습도 많이 되더군요.

github의, 사실 다른 저장소도 많이 있지만, 재미있는 점은 코딩의 연속성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언제든 하다가 멈추고 다 저장해서 올려놓고 나중에 기억날 때 이어서 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생각해보면 이건 글을 쓰는 것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쓰기를 제대로 연습조차 해본적이 없는 제가 한 번에 멋진 글을 쓸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쓰고 싶을 때 적당히 쓰다가 저장해두고, 나중에 다시 이어서 쓰고, 적당히 완성되면 대충 마무리 지어서 올리는 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github 사용을 좋아하는 이유는, 덕분에 참 많은 것들을 쉽고 막 만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개인 컴퓨터 한 구석에 몰래 넣어두는 것보다는 그래도 올려두면 친구들과 함께 리뷰하면서 더 재미있게 놀 수도 있었고 기록을 남기기에도 더 좋았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씩 발자취를 남기면서 계속 코딩을 하다 보니 그렇게 게으르게 살았는데에도 생각보다 실력이 늘어난 것을 눈으로 보기도 하면서 자신감도 얻고, 예전 실력으로 작성했던 코드들도 다시 한 번 작성하면서 혹은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하면서 더 나은 단계로 가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글을 좀 더 잘, 자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지난 주에도 역시 그러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반성을 하면서 다른 코드나 기웃거리며 놀고 있었는데 불현듯 이런 깨달음(?)을 얻서 앞으로 보다 좀 더 막글을 막 쓰자는 결심을 하게 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훗날의 제가 이 글을 흑역사로 간주하며 여기저기 좀 예쁘게 고쳐주겠죠. 그거 하나만 믿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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