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의 죽음_애거서 크리스티

방학을 맞이하여 책을 좀 읽어보려고 합니다. 워낙 TV를 좋아하다 보니 책보다는 리모콘에 손이 가고 그 이전에 핸드폰을 아예 손에서 떼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핸드폰을 손에서 떼지 않고도 볼 수 있는 책, E-book으로 독서 습관을 차츰 기르려고 합니다.그런데 E-book으로 책을 보면 조금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 일단 강제로 집중이 되는 추리 소설로 시작하였습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여러 차례 읽어서 에피소드를 거의 외다시피 하고, 김전일도 두 어번 볼 만큼 추리소설이나 만화책을 좋아합니다. 일전에도 리뷰를 했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들도 좋아합니다. 주로 읽는 추리 소설들은 일본에서 쓰여진 것들이나 영미권 책들인데 저는 셜록 홈즈 영향 때문인지 영국권 소설을 아주 좋아합니다. 일본 소설들은 한국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그들의 문화를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름만 낯설 뿐 그 상황 속에 몰입하기가 쉽습니다. 마치 여름에 끈적한 습기가 온 몸에 달라 붙는 것과 같이 소설에 스며들게 됩니다. 다소 음습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그런데 영국권 추리 소설들은 이름도 낯설고 시대상 조차 달라서 아주 산뜻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영국의 정원이나 성을 상상할 수도 있죠.

요즘 날이 너무 더워서 몸에 착 달라붙는 일본 추리소설 보다는 산뜻한 영국 추리소설을 보기로 하였습니다. 고민 끝에 최근에 본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을 다룬 영화 오리엔탈 특급 살인 사건의 후속작으로 나일강의 죽음이 나온다기에 골라서 이틀간에 걸쳐서 읽었습니다. 나일강의 죽음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집트가 배경이라 가끔은 더운 사막에 있는 것 같이 후텁지근하기도 하고 콧속에 모래향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지만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소설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해 나일강의 유람선에 승선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 곳에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시그니쳐 탐정 에르큘 포와르가 등장합니다. 노익장 탐정은 여전히 매력적이죠. 그의 자부심이 가득한 태도와 툭툭 튀어 나오는 불어, 사람의 심리를 파헤치는 그의 날카로운 식견까지. 보고 있으면 유쾌하고 가끔은 이 노인이 귀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애르큘 포와르가 승선한 이 배에서 일련의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지난 오리엔탈 특급 살인 사건 처럼 이 배에 탄 사람들은 다양한 직업, 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떻게 추리소설에서 의사들은 꼭 등장하는 걸까요! (죽으면 살인 추정시간을 알려줘야해서 그런가봐요)  그리고 서로 초면인 사람도, 자신도 모르게 연결된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언제나처럼 추리 소설에서 범인은 밝혀지기 마련이고, 모든 의혹은 풀리게 됩니다. 중간에 아시아인들에 대한 아주 편견 가득한 문구가 몇개 있긴 했지만,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던 소설이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대충 짐작하던 사람이 범인이긴 했습니다만, 범인은 밝혀내는 것을 차치하고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입니다. 에르큘 포와르와 함께 이집트 여행을 떠났던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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