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에서 생활하기로

최근 여행하는 TV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여행도 어느정도 트렌드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예쁘고 멋진 연예인들이 멋진 해외 풍경 속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관광 명소들을 소개하는 관광객의 시각에서 풀어내는 이야기였다면, 지금은 그 곳에서 짧게 사는 주민과 관광객 그 사이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변화의 모티브는 아마 Airbnb의 성장으로부터 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Airbnb가 성장하면서 사람들은 도시의 정형화된 호텔이 아닌 그 지역만의 특색이 담긴 주민의 집을 손쉽게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호텔에서 숙박한다는 것은 마치 스타벅스를 가는 것과 비슷한 마음입니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정도의 재즈 음악, 친절한 바리스타들, 어디서도 보장된 맛있는 스타벅스 커피처럼 깨끗한 시트가 깔린 침대, 친절한 컨시어지를 기대하고, 나의 편안한 여행을 보장되기를 원합니다.  여행이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주는 위험이 가득한 시간과 장소들 속에서 나의 일상이 여전히 유지되고 나의 마음을 온전하게 보호 받을 수 있는 공간이죠. 깨끗하고 안전한 숙소에서 나의 안전과 심적인 평화를 얻고 이국적인 풍경 속에 자신을 내던집니다.

그러나 멋진 사원과 성당, 그리고 유명한 미술관들은 며칠 동안 보고나면 어느정도 다 비슷해 보입니다. 우리네 일상에서 멋진 사원을 가는 건 강한 일탈이지만, 일탈이 여러번 반복되다보면 일탈로 느껴졌었던 큰 일들과 감동들이 일상이 되어갑니다. 길게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유럽은 다 비슷한거 같아 라고 느끼는 건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편안하고 안전한 숙소에서 나와서 멋진 광경을 보고 맛있는 걸 먹고 들어간다.’ 처음에는 완벽해 보였던 이 계획들은 중첩된 자극들 속에서 아주 밋밋해져 가는 것이죠. 그렇다면 다시 그 자극을 어디서 채워야 하는 것일까요? 이때 Airbnb는 이 탐험가들에게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라는 아주 멋있는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다가와서는 생활의 차이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공간, 타인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를 사귈 때,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 있다보면 친구와 나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집에 가면 친구와 나의 차이는 모든 곳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어느 동네에 사는지, 누구와 방을 같이 쓰는지, 밥을 언제 어디서 먹는지 등 바깥에서는 느끼기 어려웠지만 그 안에 들어가면 내 삶의 방식과 친구의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깨닿게 됩니다. 그처럼 타인의 집에 들린다는 것은 타인과 나의 생활이 다름을 깨닫게 해주는 아주 강력한 자극입니다.

같은 문화권,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의 집도 차이를 많이 느끼는데, 그 것이 다른 나라, 다른 문화권이라면 온 몸으로 생활의 차이로 인한 자극을 느끼게 됩니다. 호스트가 사는 집으로 가는 길, 주변의 빵집, 이웃, 호스트가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 부터해서 난방 방식 까지! 평소에는 지각하기도 어려운 작은 일상들이 이곳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자극을 주고 타인의 일상과 나의 거리를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거리와 차이 속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내가 온 곳이 나의 일상과는 다른 장소임을 다시 한 번 온 몸으로 깨닫게 됩니다.  평소에는 타인과 나의 차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행은 모든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게 느껴지는아주 마법같은 시간입니다.

여태까지 여행은 내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보고, 문화를 먹는 것에서 새로움을 느꼈다면 여행의 방식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여행은 보고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보는 것으로 그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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